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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를 늘리자 5] 장수한 ‘퇴사학교’ 대표
2016.11.28Hit 2073


‘거대한 관성’에서 벗어나 ‘나 다운’ 일을 추구하자

‘퇴사의 시대’. 통계청의 '2015년 5월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임금근로자가 3명 중 2명(63.3%) 꼴로 첫 일자리를 그만두고 있다. 이들이 첫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평균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 ‘낮은연봉’, ‘생각했던 거과 상이한 업무’ 등의 원인으로 취업의 문턱을 넘어 어렵게 일자리를 얻은 청년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것이다.

장수한(32) 씨는 4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퇴사를 하고 평생 꿈이었던 글쓰기에 몰입하며 카카오 브런치 ‘퇴사의 추억’ 연재를 시작으로 작가로 데뷔했다. 지난 5월에는 ‘꿈을 찾는 어른들의 학교’인 퇴사학교를 설립했다. 퇴사의 시대에서 청년들이 보다 체계적인 준비와 탐색의 시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싶다는 장수한 씨.

<청년일자리를 늘리자> 다섯 번째 기획에서는 장수한 씨의 이야기를 통해 가슴 뛰는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 퇴사학교의 철학이 담긴 응원을 보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어릴 때 뭐 하셨어요?”

퇴사학교를 창업하고 나서 대표랍시고 여기 저기 인터뷰를 다니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퇴사를 하고 창업을 했으니 뭔가 남들과는 다른 학창 시절을 보냈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학창 시절은 가장 전형적이었다. 나야말로 가장 보편적으로 주어진 공부를 성실히 수행하고 전형적으로 취업 스펙을 쌓고 전형적으로 입사를 했다.

처음 대기업 입사를 결정할 때만 해도 나 역시 남들이 모두 원하고 인정하는 그런 길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출근 첫날의 그 생경한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낯설음과 설렘,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복잡 미묘한 감정 속에서 입사 후 나는 그야말로 어리버리 신입사원이 되어 어렵사리 내가 선망했던 전략기획 부서에 배치되어 열심히 일을 했다.

매일 밤 12시에 퇴근하며 여전히 밝게 빛나는 빌딩을 바라보며 원래 회사가 다 이런가보다 하는 생각으로 일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었던 전략기획이니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면 더 빨리 성장하리라 생각했다. 그 결과 나는 신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A 고과를 받고 이후 대리로 특진하면서 부서 공식 워킹머신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렇게 4년 3개월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전략기획, 글로벌 세일즈, 사내벤처 부서 등을 경험하며 나름대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점점 회사 생활의 이면인 눈치성 야근과 피로 사회, 사업 놀이와 군대식 문화 등 한국 기업 문화의 전형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매일 오후 3시만 되면 동기들과 커피를 마시며 "다 필요 없고 귀찮아, 일하기 싫어, 상사 누구누구 별로야." 등과 같은 대화를 하며 점점 소울리스(Soulless) 모드로 변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서른이 넘어 퍼뜩 인생을 돌아볼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말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입사하여 좋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굳이 불행한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내 인생에서 충만감이나 내가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주말 2일을 위해 평일 5일을 저당 잡혀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왜 모든 걸 다 했지만, 아무것도 충만하지 않은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년 동안 회사에서 다양한 실험을 하던 중, 결국 퇴사를 결심

돌아보면 내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공허함이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런 경험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난 생각했다.

내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말아야겠다. 그리곤 앞으로 50년 이상 살아갈 인생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을까?"

퇴사 후 1년은 그야말로 방황의 연속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나는 그저 손을 더듬거리면서 어디로든 가야했다.

퇴사 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나는 나 자신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았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이 나에게는 너무나 좌절과 절망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니, 잡념들이 가라앉고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내 안에서는 오늘날  회사 생활과 조직 문화, 일의 의미 등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와 해결책을 뽑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 안에서 쓰지 않으면 안 될 그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 결과 나는 퇴사 후 3개월 동안 몰입하여 글을 썼다. 나중에 그 글은 대중의 인기를 얻어 카카오 브런치북 대상을 받고, <퇴사의 추억>이라는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그 때 깨달았다. 아! 이러한 문제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구나.

수많은 독자들의 댓글과 공감의 반응들을 보면서 나는 이것이 이 시대가 짊어진, 그러나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아주 커다란 숨은 문제임을 직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몇 달간의 방황 끝에 최종적인 창업 아이템을 정하게 되었다.

직장인들의 새로운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교육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사업은, 지금 퇴사학교라는 모습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주제는 다른 어떤 것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또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퇴사학교는 올해 5월 창립한 이래, 6개월 만에 1,200명의 학생들, 30여명의 선생님, 30,000개 페이스북 좋아요, 50여 차례 언론보도,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단순한 이론이나 강의가 아니라, 우리의 직장 생활과 회사와 일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퇴사학교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실행하게 만드는 것. 말 뿐인 말이 아니라 이 거대한 회사라는 관성에서 벗어나 나다운 일을 추구하게 만드는 것이 퇴사학교의 모토이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다. 누군가 ‘나는 회사를 떠나 도전할거야’ 라고 말하면 ‘아서라, 현실이 어느 땐데 정신 차려!’ 하고 말한다.

누군가 ‘나는 현실에 안주할거야’ 라고 말하면, ‘아서라, 인생 한 번 뿐인데, 정신 차려!’ 라고 말한다.

중요한 사실은 나 자신이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퇴사 후 지난 1년 동안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다.

취업이든 퇴사든 창업이든,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What을 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왜Why 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나만의 가치관과 기준을 정립하는 것만이 우리가 추구하고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갈수록 취업도 어려워지고 퇴사도 늘어나지만, 그럴수록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기회가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퍼즐을 맞춰나갈 수 있다면, 분명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지속 가능한 일을 할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글/사진 장수한(퇴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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