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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재발견의 시대

[디지털타임스 - 디지털산책] 4차 산업혁명과 재발견의 시대 요즘, 몇 년 전보다 도로 위를 누비는 전기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별도로 슈퍼차저(supercharger)를 마련하고 있는 대형 콘서트홀이나 백화점, 호텔도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모터스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눈에 띄게 많아진 모습이다. 작년 볼보자동차는 2년 이내에 모든 신차에 내연기관을 없앤다고 발표했고, 다수의 유럽 국가들이 이삼십 년 안에 내연기관차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보급을 위해 애쓰고 있다. 지금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전기차이지만 한때는 역사 속에 잊힌 존재였다. 스피븐 풀의 저서 '리씽크 Re think'에 따르면, 전기차는 1800년대에 이미 상용화됐다. 1837년에 영국 화학자 로버트 데이비슨이 고안한 전기차는 마차에 비해 크기가 작아 차량 정체도 덜하고 유기적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다. 그래서 19세기 말에는 전기차 택시들이 마차를 대신해 런던 거리를 돌아다녔다. 소음도 적어 휘발유 차보다 인기도 많았고, 미국에 등록된 전기차 수도 3만 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규모 유전의 발견으로 값싼 휘발유 차가 공급되면서, 전기차는 잦은 고장과 사고, 1회 충전으로 48㎞밖에 갈 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점차 생산을 줄이다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20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전기차가 도로를 누비고 있다. 19세기 당시에는 충전기술이 좋지 않았고, 화석연료를 굳이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고,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전기차가 좋은 대안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제때를 만나면 '사회적 가치'로써 빛을 발한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모터스를 사들일 2004년 당시, 전기차는 시기상조로 여겨졌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 대한 확신을 하고 배터리 기술에 지속적인 투자를 거듭한 끝에 지금은 전기차 업계에 선두를 달리게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인공지능(AI) 연구도 두 번의 혹독한 '겨울'을 거쳤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까지, 컴퓨터로 추론·탐색을 해서 특정 문제를 푸는 것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첫 번째 겨울(AI Winter)을 맞이한다. 그 이후 컴퓨터에 '지식'을 넣어 지능을 구현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만, 지능을 구현할 만큼 방대한 지식의 규모를 채우지 못하면서 1990년대 중반 2차 겨울을 맞이한다. 지금 인공지능 연구는 빅데이터와 딥러닝으로 무한한 봄을 향해 발전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뇌처럼 기능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한 인공지능 연구도 두 번의 겨울을 거쳐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빅데이터의 축적, 초연결 기술과 하드웨어 발달 등 시대적 여건 개선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시대의 키워드는 '초연결'이다. 초연결 시대에 창의성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기보다 '다른 영역에 속하는 기존 아이디어들을 통합하는 능력'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력은 여러 가지를 연결하는 능력"이라 했고, 피카소는 "나는 찾지 않았다. 있는 것 중에서 발견할 뿐이다"라고 했다. 과학철학자 파울 파이어아벤트가 "어떤 발명도 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듯이, 혁신가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지난 것을 되살리고 개선해 상황을 더 낫게 만드는 사람이다. 요즘 역사와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전에 태동한 아이디어와 만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지금 시대를 기존 아이디어의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재발견의 시대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기존의 것을 다시 생각해 연결할 때, '사회적 가치'를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기존에 간과되었던 아이디어에 지금의 사회적 가치를 부여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 무술년 새해에 요구되는 상상력이다. * 기사 보도일: 2018.1.22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8012302102251607001&ref=naver-

칼럼&기고 | 2018. 02. 09 | 조회수 1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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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여성 코어 그룹 육성해야

[여성신문 - 세상읽기] 과학기술계 여성 코어 그룹 육성해야 이공계 여학생 비율 28.4%, 여성 연구개발 인력 19.4% 임신·육아로 ‘사라진 여성들’, 인력 누수 막기 위한 일·가정 양립 제도 필요 지난 해 ‘페미니즘’은 세계적인 이슈였다. 우버 내 성희롱 고발과 할리우드 제작자의 성추문 폭로로 촉발된 ‘미투’ 해시태그(#MeToo) 캠페인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성차별적 문화를 고발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드러냈다. 정치계에선 메르켈 독일 총리가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고, 아이슬란드에선 역사상 두 번째로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노르웨이는 내각 톱3(총리·외무장관·재무장관)을 여성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도 뒤지지 않았다.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운 프랑스만큼은 아니지만, 새 정부의 첫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은 31.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교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소위 힘 있는 6개 부처에 여성을 임명한 점은 구색 맞추기가 아닌 실질적인 질적 향상을 이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하다. 출판계 페미니즘 바람은 몇 년째 계속됐다. 『82년생 김지영』 같은 젊은 여성 작가의 작품이 꾸준히 출판되고 인기를 얻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안 발의, 낙태죄 폐지 청원 운동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페미니즘 열풍 속에 총명과 풍요를 상징하는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벽잠을 설치며 해맞이를 하고, 작심삼일에 그칠지라도 새해 계획을 세우며 마음을 다잡는 것은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 때문일 것이다. 연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의 절반을 여성으로 임명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자문회의가 여성과학기술인의 삶이 한 층 더 나아질 수 있게 소통 창구로써 역할하기를 기대한다. 여성과학기술인을 지원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여성과학기술인 관련된 곳이면 찾아 갈 기회가 많은데, 30~40대 후배 여성 과학자나 엔지니어를 만나기가 힘들다. 외부에서 젊은 강연자나 자문위원을 추천해달라고 요청이 오곤 하는데, 워낙 찾기가 힘들어 아쉽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이 때의 여성 연구자는 결혼·임신·출산·육아로 일을 그만두거나, 취업난에 급변하는 과학기술계에서 다시 일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육아를 병행하며 야근하고 해외출장을 다니기 쉽지 않아 실적을 내기 또한 여의치 않다. 실제 이공계열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 28.4%,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력 중 재직 여성 비율 19.4%, 여성 관리자 비율 8.5%라는 수치가 이를 반영한다. 이런 ‘미싱’(missing·사라진) 현상을 막으려면, 30~40대 코어(core·중심) 그룹 육성에 힘써야 한다. 우리 몸도 상·하체 균형을 맞춰주는 코어가 중요하듯이, 과학기술계도 균형감 있게 발전하려면 코어그룹이 단단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앞서 말했듯이 인력 누수 현상이 심각하다. 여성 인력 누수를 막기 위해 경력단절 예방과 복귀지원을 위한 일자리 지원과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을 병행 지원해야 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를 40%에서 50%로, 배우자(남성) 육아휴직 3일에서 10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의 목소리는 제도가 있어도 눈치가 보여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인프라 정비와 함께 현장에서의 실제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숙제다. 맘 편히 출산·육아 휴직을 다녀올 수 있게 인력을 제공하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겠다. 올해부터 정부는 국정과제로 대체인력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체인력 지원사업은 출산, 육아로 3개월 이상 휴직하는 여성 연구원을 대신할 인력을 연구기관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여성연구원은 일을 그만두거나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갈 수 있고, 연구기관은 업무공백으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경력단절 중인 여성을 대체인력으로 활용해 복귀전에 유연하게 활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사회적 비용을 들여 육성한 이공계 여성인재가 사회에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회와 국가의 역할이다. 과학기술이 국민의 삶 곁에서 질적 혁신과 성장을 꾀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코어 그룹 육성에 집중할 때다. * 기사 보도일: 2018.1.11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ww.womennews.co.kr/news/128945-

칼럼&기고 | 2018. 02. 09 | 조회수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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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부문에도 여성 임원 목표제 도입해야

[여성신문 - 세상읽기] 민간부문에도 여성 임원 목표제 도입해야 한국 여성 관리자 비율 10.5% OECD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여성 할당제 도입한 노르웨이기업 여성 이사 35.5% 달해 얼마 전 미항공우주국(NASA) 여성과학자 4명을 소재로 한 레고(LEGO) 세트가 11월 초에 출시된 지 하루 만에 아마존 판매율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미디어에서도 보기 힘든 여성과학자를 장난감으로 만날 수 있다니, 역시 성평등 지표가 높은 덴마크의 대표 기업이다. 이 회사가 수의사, 심해 탐사원, 엔지니어 같은 다양한 직업의 여성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일곱 살 소녀의 편지를 받고 나서부터다. “레고에 여자는 별로 없고, 있더라도 집에 있거나 쇼핑하거나 직업이 없다. 남자처럼 모험하고 사람을 구하고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는 소녀의 요구로, 여성과학자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공룡 뼈를 들여다보는 고생물학자, 천체망원경을 다루는 천문학자, 실험을 하고 있는 화학자 피규어를 갖고 놀 아이들에게는 여성이 과학자나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거나 특별한 일처럼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실제 현실 속 모습은 어떤가? 1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성 각료 비율은 115위, 남녀 임금격차는 121위로 정치권한과 경제참여·기회 부문에서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고개를 드는 ‘역차별’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낯부끄러운 성적이다. 우리나라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6년 기준 10.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7.1%에 한참 못 미친다. 올해 초 발표된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104명 중 여성은 단 두 명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은 2.4%로, OECD 평균(20.5%)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추월하고,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도 매해 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여성은 여전히 비정규직과 저임금 직종에서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 대학 때까지 사회경제적 비용을 투입해 잘 키운 인재가 사회에 나오면서부터 제 능력 발휘를 못하고 있으니,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성 주류화 전략이 여전히 필요하다. 얼마 전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 발표를 통해 2022년까지 고위 공무원직 여성 비율을 10%,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공공부문의 성 평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반색할 일이다. 다만, 공공영역에 머무르기 보다는 민간 부문까지 성 평등 정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야 할 것이다. 북유럽 국가 사례를 참고해 봄직하다. 노르웨이는 2015년 기준 상장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이 35.5%에 달한다. 여성 이사 할당제를 법제화한 덕분이다. 노르웨이는 2003년에 기업법을 개정해서 공공기업·상장기업 이사진의 40%를 여성에게 할당할 것을 의무화하고, 할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등록 거부나 법원 명령으로 기업을 해산시킬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연구들이 기업 이사진의 성별 균형이 생산성과 성과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조직 내 인적 다양성은 반대 의견을 억제하고 만장일치로 의결되던 집단 사고를 줄여, 창의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창의성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의 충돌에서 오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57명의 여성 최고경영자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은 남성 CEO와 비교해 개인의 자리, 권한, 보상보다 사회에 긍정적이고 유익하다 여겨지는 일에 강한 동기 부여를 받는 특징을 보였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높은 관심, 위험 감수 및 불확실성 관리 능력 등 여성 CEO의 장점들은 현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과 많은 부분 일치한다. 더 많은 여성 CEO를 키워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성평등을 위한 노력은 결승선을 통과하면 끝나버리는 달리기가 아니다.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을 때까지 계속 살피고 추구해야 할 가치다. 아직 역차별을 논할 때가 아님을 통계와 각종 지표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 사회엔 더 많은 여성 CEO와 과학기술자,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여성과학자 레고를 갖고 놀던 손녀가 실제로 만나게 될 세상이 장난감 세계보다 못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 기사 보도일: 2017.11.29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omennews.co.kr/news/view.asp?num=128295-

칼럼&기고 | 2017. 12. 08 | 조회수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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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혁명시대, 기술 넘어 기획으로

[디지털타임스 - 디지털산책] 디지털혁명시대, 기술 넘어 기획으로 지난해 알파고 쇼크 이후 교육 시장에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중학교는 내년, 초등학교는 내후년에 소프트웨어 교육이 공식적으로 도입된다고 하니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듯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니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관심이야 반색할 일이지만, 한 편으론 소프트웨어 교육이 '코딩 기술 습득'인 양 인식될까 우려스럽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기술 교육이 아니다. 기술적인 능력과 더불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융·복합적 교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전 세계 기업인 783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디지털이 산업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응답했다. 산업 간 경계가 없는 시대,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초 연결 시대에는 기술 중심의 평면적 사고에서 나아가 보다 넓게 보는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융·복합형 역량을 갖춘 인재가 요구되는 시대에는 기술자의 범주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색다른 시각을 디지털 기술과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자보다 기획자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이끌고 있는 헤닝 카거만 박사는 "전문적 영역에만 골몰해 시각이 좁은 인재를 길러낼 게 아니라 폭 넓게 사회를 바라보며 새로운 개념을 빠르게 습득해 나갈 수 있는 '모듈형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건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지식이 아니다. 인문과 자연과학(공학)을 자유자재로 뒤섞을 줄 아는 기획자적 사고다. 같은 재료와 기술을 가지고도 기획자가 누구냐에 따라 '콘텐츠'가 달라진다. 기획자적 사고는 경계 속에서 관계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산업간, 학문간, 사람 간, 사건 간 무수히 존재하는 정보와 현상들 사이에 숨어 있는 관계를 발견하여 연결할 줄 아는 시각이다. 인문학적 단련이 필요한 능력이고, 인문학적 단련이라 함은, 학문 수련의 차원을 넘어 세상에 대해 깊이 사유할 줄 아는 용기를 말한다. 벤처투자자 마크 큐반은 "향후 10년간 인문학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었다. 그 말대로 최근 실리콘밸리는 비과학기술분야 인재에게 주목하고 있다.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에어비앤비는 경제학, 건축학 등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지원자들을 채용한다. 이후 6개월에서 1년간 도제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교육시킨 후 실전에 배치시킨다. 엔지니어 멘토가 업무시간의 반 이상을 교육에 투자하면서까지 비-공학도를 단련시키는 이유는, '다양성 확보' 때문이다. 비이공계 출신 인력들은 사용자 경험(UX)이나 디자인에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제공하여, 프로젝트를 창의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밀레니얼세대에게 양말과 신발의 구분이 모호한 '삭스 스니커즈'가 유행이라고 한다. 함민복 시인의 말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처럼, 삭스 스니커즈도 경계끼리 닿아 생겨난 새로움이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이 살아 갈 세상은 '초연결'이 지금보다 더 심화된 시대일 것이다. 기술과 지성의 융화가 필요한 '기획의 시대'를 살아 갈 그들에게 How보다 Why를 깊이 사고하기를 권한다.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마리 퀴리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해해야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더 많이 이해해야 하는 때다. 그렇게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 * 기사 보도일: 2017.11.09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111002102251607001&ref=naver-

칼럼&기고 | 2017. 12. 08 | 조회수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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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 페미니즘 논의 확산을 기대하며, 위 캔 스피크!

[여성신문 - 세상읽기] 테크노 페미니즘 논의 확산을 기대하며, 위 캔 스피크! 말하는 행위는 두려움을 이겨낸 용기이자, 연대의 씨앗 증언하시겠습니까?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 채택을 위한 미국 의회 공개 청문회장 안. 증언자로 참석한 옥분은 담담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예스, 아이 캔 스피크” 옥분의 입이 열리기까지 수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위안부 영화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른 톤으로 위안부를 다룬다. 일본군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하지도, 위안부의 상처와 고통을 섹슈얼하게 전시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충분히 감동적이다. 평론가 박우성이 평했듯이 가학적인 이미지 단 한 컷 없이도 상흔을 온당히 보듬는다. ‘나는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그동안은 말할 수 없었음을 함의한다. 옥분은 수년간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숨기고 살았다. 그녀와 막역하게 정을 나누며 사는 이웃, 진주댁에게조차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남동생 앞길 막는다며, 남들에게 욕먹을까 봐 평생 숨기고 살라던 엄마의 말이 어린 옥분의 가슴에 칼날처럼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옥분도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위안부 친구 정심을 바라보며 예감한다. 언젠가는 자신이 위안부였음을 밝히고, 정심을 대신해 세상 사람들에게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할 날이 올 것을 말이다. 정심이 마지막 기억의 끈을 놓아버린 날, 옥분은 마침내 결심한다. 더 이상 숨기지 않겠노라고. 말하는 행위는 두려움을 이겨낸 용기이자, 연대의 씨앗이다. 실제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2007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의 이용수, 고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사회 곳곳의 연대로 이어졌다. 발화를 통한 연대는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여성혐오’(misogyny)라는 말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까지는 대중들이 흔히 쓰지 않는 말이었다. 과거에 여성혐오가 없던 것은 아니다. 입 밖으로 얘기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간 실체가 없던 ‘여성혐오’가 실제 범죄로 이어진 이 상징적인 사건으로, 여성들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혐오와 폭력의 순간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발화는 점차 여럿의 목소리로 모였고 집적됐다.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채 수면 아래에 불편하게 감춰져 있던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여성혐오란 말은 실체를 갖게 되었다.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에서 ‘위 캔 스피크’(We can speak)로 이어진 연대의 힘은 한국사회에 페미니즘 논의의 불씨를 댕겼고, 지금까지 그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과학기술계에도 페미니즘 광풍이 불길 기대한다. 과학기술계에 여성은 아직 소수자다. ‘여성이여 과학을 하고 싶으면 수염을 기르라’는 칸트의 말에서 보듯이, 17세기 근대과학이 태동한 이래로, 여성은 과학기술에서 배척당해왔다. 과학은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과 고정관념이 현재까지도 여전히 여성을 소수자의 위치에 놓이게 했다. 과학기술계에 가시적으로 여성이 등장하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1960년대부터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과학기술계에 여성을 진출시키려는 교육과 제도 개선 노력이 수반된 이후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1년 평균 11.1% 수준이었던 여성 연구원 비율이 2015년에 19.4%로 늘었지만, 강산도 변할 세월에 비견하면 그 변화의 폭이 만족스럽진 않다. 페미니즘 열풍이 과학기술계에도 불길 바라는 이유다. 이제 여성 과학자의 목소리와 구체적 담론을 담는 공간과 활동이 자발적으로 생겨나길 바란다. 다행히 최근 젊은 과학도들을 중심으로 들려오는 연대의 목소리가 반갑다. 올해 초부터 과학기술 중심대학 페미니스트 연합체 ‘페미회로’가 결성돼 활동하고 있고, 온라인 공간에서 이공계 내 성차별 발언이 아카이빙되고 있다. 과학기술계에도 변화를 위한 잔잔한 미풍이 불고 있다. 사그라지지 않게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다. 위 캔 스피크 할 순간이다. * 기사 보도일: 2017.10.16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ww.womennews.co.kr/news/117546-

칼럼&기고 | 2017. 10. 31 | 조회수 259

여성에겐 연구 못 맡기나요? 과제책임자 겨우 9%

[자료로 보는 여성과학기술인 현실] - ⑤ 연구과제책임자 여성에겐 연구 못 맡기나요? 과제책임자 겨우 9% 10년간 제자리 걸음... 2006년 대비 1.7%p 증가 1962년부터 총 24편의 영화로 만들어진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에게는 첨단무기를 제조해주는 Q박사가 항상 곁에 있다. Q박사의 실제모델은 여성이라고 영국 정보부 M16에서 밝히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이는 영화 속에서 첨단 무기를 만드는 과학자는 여전히 남성으로 표현되는 편견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위셋은 실제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 연구과제책임자의 현실을 파악하고자 최근 10년 동안의 수치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연구과제책임자 비율은 100명 중 9명으로 매우 낮았다. 또 10억 이상의 대형 과제에서는 100명 중 7명에 불과했다. 여성 연구과제책임자 100명 중 9명 수준 2015년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연구과제책임자 중 여성비율은 8.6%로 매우 낮았다. 2015년 과학기술분야 연구과제책임자 97,003명 중 여성은 단 8,372명에 불과한 수치다. 10년 전인 2006년의 6.9%와 비교했을 때 소폭 증가(1.7%p)했지만, 여전히 100명 중 9명 정도 수준이다. 기관유형별로 구분해보면, 공공연구기관이 10년 전에 비해 가장 크게 증가(5.2%p) 했지만 11.2%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공계 대학은 8.2%, 민간기업 연구기관은 7.6% 수준으로 집계됐다. <그림 1> 과학기술분야 연구과제책임자 중 여성비율(2006~2015) 여성 연구과제책임자는 소액과제 비중이 높아 과제예산의 분포를 살펴본 결과, 3천만 원 미만 과제를 맡은 여성 연구과제책임자들이 가장 많았다. 전체 여성 연구책임자 8,372명 중 37.6%인 3,148명은 3천만 원 미만의 과제를 맡았으며, 과제금액이 많아질수록 여성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10억 원 이상의 대형과제를 맡은 여성 연구과제책임자는 312명에 불과했다. 2018년까지 5년간 여성과학기술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제3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에서는 10억 이상 대형 연구과제의 여성 연구과제책임자 비율 10%를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10년 전인 2005년 4.9%에서 6.8%로 1.9%p상승하였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이다. <그림 2> 여성 연구과제책임자의 과제예산별 분포(2015) 단위 : % 이러한 여성 과학기술R&D인력이 연구과제책임자를 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셋은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이하 공학연구팀제)’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공학분야 전공 여대학원생이 여대생, 여중·고생 등으로 이루어진 팀의 리더가 되어, 연구과제의 책임을 맡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실시한 공학연구팀제 참여자 추적조사 결과, 대학원생 96명 중 절반인 47명은 R&D인력으로 성장했다. 또 실제 대학원생 참여자들은 연구과제책임자의 경험이 진로설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우수한 여성R&D인력의 연구경력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기관의 노력도 존재한다. 최근 울산과학기술원에서는 ‘여성교원 후속연구 지원사업’을 새로 시작하였다. 이 사업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으로 인해 연구기간 공백이 발생하는 여성에게 연구비를 지원하여 연구경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여성 연구과제책임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역량 있는 여성 연구과제책임자의 연구경력개발을 위한 노력들로 인해 향후 10년 뒤 여성 연구과제책임자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박상희(위셋 정책제도팀)

칼럼&기고 | 2017. 10. 16 | 조회수 1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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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과학기술계 어려움, 미국도 만만찮다

[글로벌 칼럼] 여성 과학기술계 어려움, 미국도 만만찮다 한국과 미국 모두 여성과학기술인력 26%도 못 미쳐 여성정책 제도화를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시작한 미국도 과학기술 분야(STEM)의 여성인력 현황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Labor)의 2016년 노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여성인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25.2%에 해당한다. 이는 평균 42.2%에 해당하는 타 분야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로, 미국 과학기술 분야 내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 내의 성비 불균형과 관련하여 여성들의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Pixabay 전미경제연구소 “남녀 모두 인식전환 필요‘ 지난 8월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는 미국 여성들이 과학기술분야 진출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 발표했다. 연구소는 과학기술 분야는 남성 중심의 전문분야이며 이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방해하고 직업 선택 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 분야는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남성의 영역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여성인력들 또한 과학기술 분야를 이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나 승진 기회에서 여성이 소외되는 현실과 여성 스스로 그에 대해 갖는 비관적인 전망, 그리고 과학기술 분야가 남성의 영역이라는 선입견 탓에 여성들이 목소리 내기를 포기하는 현상 등이 지속되면 더 많은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진출을 꺼릴 것이고 이탈이 발생할 거라 경고했다. 또 여성들의 상대적인 저임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더 많은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진출을 꺼릴 것이고 추가적인 이탈이 발생할 거라 강조했다. 연구는 여성인력의 유입을 이끌어 내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평한 기준에 근거한 남녀의 동등한 임금 책정과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남성’만이 아닌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 우리나라 역시 과학기술 분야의 성비 불균형은 다른 분야에 비해 심각하다. 정부와 관련 부처들은 여성인력을 위한 새로운 직업 공급 및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제도화에 공을 들여왔다. 육아휴직과 탄력근무제, 시간제 선택 근무는 여성인력의 이탈을 방지하고 일과 가정을 함께 돌볼 수 있는 여성 친화적 기업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장밋빛 예측이 배경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인력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20% 정도의 비중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필드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과반수인 남성에 비해 승진의 기회도 부족하고 늘 소외당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 공급과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화 작업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과학기술 분야 자체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남녀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등 동등한대우야말로 여성들의 유입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글. 이충희(위셋 대외협력·홍보팀)

칼럼&기고 | 2017. 10. 16 | 조회수 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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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쇼핑, IT가 대신 해드립니다

[디지털 타임스 - 디지털산책]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곧 추석이다. 집집마다 보름 전부터 차례 상 준비를 위해 장을 보고, 식재료를 다듬는다. 그런데 요즘은 직접 장을 보며 식재료를 고르고 나르는 품을 들일 필요가 없다. 인터넷으로 종류, 개수, 산지까지 고를 수 있으니 말이다.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일상의 모습도 바꾼다. 얼마 전 대화한 젊은 직원은 의류, 전자기기에 더해 간식에서 칫솔, 면봉 등 오만가지 생필품을 전부 인터넷에서 주문한다고 한다. 옷은 입어보고, 화장품은 발라보고, 음식은 눈으로 확인하고 사야 직성이 풀리는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지만, 이것이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인가 보다. 자본주의는 정보통신기술(IT)과 함께 크게 진화하고 있다. 제품을 한 사람이 소유했던 상품경제에서 여럿이 동시에 소유하는 공유경제로, 이제는 '굳이 소유하지 않는' 정기구독경제로 바뀌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공유경제 개념은 '소유'라는 단어의 근간을 본격적으로 뒤흔들었다. 공유경제의 대표 사례인 '쏘카'는 하나의 차를 여럿이 돌아가며 사용하는 사업이다. 숙박 플랫폼으로 큰 성공을 거둔 '에어비앤비' 역시 '내 방'을 대여해준다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기반이 된 사업으로, 전 세계 여행자들이 '남의 방'에 투숙하는, 이른바 '하우스 셰어링'을 구현했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써,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사회에서는 도시락, 화장품, 도서, 생필품, 애견용품까지 신문이나 우유 구독하듯 매달 돈을 내면 가져다준다. 물품의 재고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는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다. 소비자 성향에 맞추어 제품 추천도 해주니 쇼핑에 드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요즘은 음악이나 영화도 다운받지 않고, 애플뮤직이나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다. 포토샵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어도비사도 최근 라이센스 구매방식을 버리고 월 이용료를 내면 다양한 기기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했다. 심지어 한 달에 149달러(약 17만원)를 내면 횟수 제한 없이 원하는 때에 이용할 수 있는 병원도 생겼다. 올해 1월 샌프란시스코에 문을 연 의료 시설 포워드(Forward)는 엔지니어가 만들었다. 바디스캐너로 건강을 진단하고 적외선 카메라로 혈관을 찾아 채혈하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검사자의 발병 위험도를 진단한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환자가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상담이 가능하다. 치료보다 사전 예방을 위한 전문 상담 병원이라 하겠다. 정기구독경제 시장은 IT의 발달로 더욱 커질 것이다. 구매자의 소비 성향을 분석하여 '맞춤형' 구매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늘 저녁 메뉴를 결정하는 작은 일에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결정 장애(indecisiveness)'를 겪는 이들에게, 휴일에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려면 몇날 며칠을 발품 팔아야하는 이들에게, 정기구독경제는 단지 결정할 거리를 하나 줄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온·오프라인 상에 정보는 넘쳐나고, 취사선택할 수 있는 보기가 많아지면서 우리의 삶은 편리함과 함께 훨씬 더 복잡해졌다. 정보를 선택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듦은 물론 옵션이 워낙 많으니 계획에 없던 낭비도 늘었을 것이다. 선택에 드는 에너지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우스갯소리처럼 '결정 장애'라는 말을 썼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는 심각한 사회적 비용이다. 현대인이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중요한 결정은 음악이나 쇼핑, 식당 외에도 태산처럼 많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제안하는 맞춤형 소비는 어쩌면 불필요한 에너지와 소비, 요즘말로 '스튜핏'을 총체적으로 줄여주는 현실적인 대안일지도 모르겠다. 디지털경제시대에 나에게 딱 맞는 소비를 자동으로 대신 해주는 기술의 힘이 손실을 최소화한 저탄소사회를 이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기사 보도일: 2017.09.26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7092702102251607001&ref=naver-

칼럼&기고 | 2017. 10. 11 | 조회수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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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맘은 없다! 육아휴직은 아이의 기본권

[여성신문 - 세상읽기]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아이 양육이란 게 10년 해서 딱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위셋 사업을 통해 알게 된 여성 연구자의 말이다. 계산물리를 전공한 고모 박사는 초등생 아들 둘을 두었다. 대학에서 십여 년 동안 계속 연구를 했지만 육아와 병행하기 여간 쉽지 않았다. 유동적인 출퇴근과 잦은 학회 출장, 일이냐 가정이냐 선택의 기로에서 아이를 선택했던 그녀는 좋은 연구 실적을 얻지 못한 채 경쟁력을 잃어갔고, 결국 경력이 단절됐다. 그녀처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 단절된 이공계 여성이 우리나라에 3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제 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워킹맘들은 슈퍼맘이 되거나 일을 그만두거나 둘 중 하나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이 일정에 맞게 유연근무를 하고, 육아휴직을 쓰는 쪽은 엄마다. 아이 학교 준비물과 먹을 것을 챙기는 것, 아이가 아프면 직장을 쉬고 병원에 데려가는 것도 엄마 몫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을 병행하려면 슈퍼맘이 되거나 일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다시 일하려 해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은 구하기가 힘들다. 할 수 없이 결혼 전보다 낮은 임금과 직종에 종사하게 된다. 반면, 실업자는 있어도 주부는 없다는 북유럽에서는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일은 없다. 아누 파르타넨의 저서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에 따르면, 한두 해의 출산휴가 후에 부모 둘 다 곧장 직장에 복귀한다. 스웨덴은 480일(약 16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하고, 아이가 네 살이 되기 전까지 원하는 기간에 이용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단축근무를 할 수 있고 아이가 아프면 이메일 한 통으로 1주일 휴가를 쓸 수 있다. 남성 출산휴가도 국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아빠 전용 특별 휴가를 10주, 스웨덴은 3개월 준다. 아빠가 휴가를 쓰지 않으면 휴가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보자면, 우리나라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도입율도 선진국 못지않다. ‘2015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이공계 산학연 4291곳을 조사한 결과,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도입율은 각각 99.6%, 98.2%로 매우 높다. 그러나 2015년 한 해 동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이용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던 기관은 10개 중 1개에 불과했다. 남성 휴직자 비율은 매우 낮아, 2016년 고용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육아휴직자 중 8.5%에 불과하다. 제도 이용률을 높이는 방책이 필요하다. 다시 북유럽 사례를 보자. 파르타넨에 따르면, 북유럽 출산휴가 정책의 기본전제는 일자리,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기본권에서 출발한다. ‘충분한 출산휴가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권, 즉 보살핌을 받고, 자라나고 정성껏 챙겨주는 부모를 가질 아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의 출산휴가 정책은 국가가 아이에게 바치는 ‘헌신’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시행되고, 어떤 회사도 고용주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최근 우리 정부가 경력단절 예방 및 복귀 지원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는 경력 단절되기도 싶고 복귀도 어려워서, 육아휴직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하기 위해 대체인력 지원 사업과 경력단절 된 여성의 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재취업할 때 자신의 전문성을 유지하여 R&D 분야에 복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반기 추경 예산을 지원 받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일은 축복이죠, 아이를 키우면서도 논문을 찾아 읽었어요.” 고 박사는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지원사업을 통해 연구소에서 다시 일하게 됐다. 능력 있는 여성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복귀를 지원하는 정책이 계속 확대되길 기대한다. * 기사 보도일: 2017.09.07 ** 기사 본문 바로가기: http://womennews.co.kr/news/view.asp?num=116849-

칼럼&기고 | 2017. 09. 07 | 조회수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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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30대 경력단절 줄고, 40대 경력복귀 증가

[자료로 보는 여성과학기술인 현실] - ④ 최근 10년간 주요 변화 이공계 30대 경력단절 줄고, 40대 경력복귀 증가 다른 전공에 비해 아직 어려움 겪는 이공계 워킹맘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미국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하는 여주인공이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드라마 속 주인공은 녹록치 않은 현실에 맞서면서 힘겹게 재취업에 성공한다. 이공계를 전공한 여성들은 어떠할까? 위셋은 경력복귀 상황을 확인하고자 10년간의 이공계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30대에서는 경력단절이 줄었고, 40대에서는 경력복귀가 증가해 긍정적인 변화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공계 분야는 타 전공자들에 비해 경력단절의 비율이 높았고, 경력복귀 수준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 참가율 ‘L자 → M자’ 변화 이공계를 전공한 여성들의 2006년과 2015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해보면 그 모형이 L자 곡선에서 M자 곡선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2006년을 먼저 살펴보면, 20대에서 30대로 가면서 크게 하락하고 30대(50.4%)와 40대(50.9%)가 비슷하여 전체적으로 ‘L자 곡선’ 모형을 띈다. 이는 30대에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이공계 여성이 40대에 경제활동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15년에는 그 모형이 ‘M자 곡선’으로 변하게 되는데, 주요인은 20대(79.1%)에서 30대(60.2%)로 경력단절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또 40대의 경우에도 4.9%p 수치로 소폭 상승하였다. 이는 40대에 경력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경제활동을 참가하려는 여성들이 증가하였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림 1> 이공계전공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2006, 2015)> 올해 R&D 대체인력 사업 시범 운영 이러한 경력누수의 완화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여성은 타 전공과 달리 경력단절의 비율이 높고, 경력복귀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 전공계열별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이공계열 분야가 타 전공대비 30대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이고, 40대로 이동했을 때 상승세가 가장 낮음을 알 수 있다. 40대에는 4.7%p가 상승하여 64.9%로 약간 회복했지만 여전히 모든 전공 중에서 제일 낮았다. <그림 2> 전공계열별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2015)> 이공계 여성이 경력단절을 겪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일과 가정을 함께 병행하기 어려운 근무환경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셋은 올해 시범적으로 ‘과학기술분야 R&D 대체인력 활용 지원사업(이하, 대체인력 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대체인력 사업은 이공계 여성 R&D인력이 마음 놓고 출산·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을 매칭해주거나 대체인력의 인건비를 지원해준다. 본 사업은 선착순으로 모집 중이다. 또한 경력단절을 겪은 이공계 여성이 과학기술분야의 빠른 트렌드 변화로 인해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낮은 경력복귀를 높이기 위해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 지원사업(이하, 경력복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력복귀 사업은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단절된 이공계여성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올해 하반기에 180여명을 신규로 모집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향후 10년 뒤 이공계 여성의 경력단절이 더 줄어들기를 기대해본다. 글. 박상희(위셋 정책제도팀)

칼럼&기고 | 2017. 08. 29 | 조회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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